아나바다 캠페인

쓰고 버리는 시대를 생각하며

관리자 0 602 2021.03.21 19:43

쓰고 버리는 시대를 생각하며 (2014.6.15 소식지)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2014-06-17 13:24:19    조회 : 290회    댓글: 0
쓰고 버리는 시대를 생각하며
 
 
7년 전 수녀님과 몇 분의 자매님과 함께 경북 안동으로 지구의 환경문제를 걱정하고 신앙인으로서 성찰을 요구하는 수련회에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그 내용은 환경을 오염시키는 합성세제를 안 쓰도록 하는 것, 일회용품을 자제하고 소비를 줄이고 소박하게 생활하며 그 여윳돈으로 이웃을 돌보라는 것, 자연 순환적인 방법으로 생육된 식품을 섭취하는 것 등이었습니다.
 
일상으로 돌아와 EM(미생물 활성액)을 시흥시에 보급하고 동사무소에 비치하여 상용화하는 등의 활동도 했지만, 다시 소비가 미덕이며 헌 것을 버리고 새것으로 깔끔하게 치장하는 일이 문화가 된 세상에 젖어드는 요즘입니다.
더욱이 커피전문점이 넘쳐나며 손에 테이크아웃 커피 한잔을 드는 것이 유행이고 패션의 완성이라고 일컬어지는 세상입니다.
 
이즈음 본당에서 ‘쓰고 버리는 시대를 생각하는 모임’을 함께 하자는 제안은 나태해지고 느슨해진 나를 일깨우시고 채찍질하시는 주님의 인도와 사랑이라 느껴집니다.
일회용 종이컵을 만드느라 주님의 피조물인 나무를 베는 죄를 짓지 않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일회용 커피 안에 들은 각종 첨가물을 먹지 않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양한 우리차를 음미하는 즐거움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일회용 컵 안에 들은 합성수지와 염화비닐을 먹지 않게 해주시고 그리하여 발암성 물질과 환경 호르몬 성분으로부터 보호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벼룩시장을 준비하며 얼마나 많은 물건들이 나를 위해 존재했었나, 돌아보게 되고 이 많은 물건들을 소비할 만큼 나는 품격이 있는 사람이었나, 반성하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정들었던 물건들을 하나하나 만져보며 이것을 만드느라 애쓰신 생산자 근로자의 땀과 노력에 감사드립니다.
 
한때는 정말 필요했지만 지금은 쓸모가 없어져 버린 물건, 그러나 그동안의 ‘의리’ 때문에 방 한 켠을 내주었던 친구들에게도 다시 누군가를 위해 복무할 기회를 주고자 기쁘게 이별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리하여 집안에 여백과 깨끗함을 주시어 잊었던 정갈하고 소박한 삶에 대한 그리움을 다시 일깨워 주셔서 고맙습니다.
 
번거로움을 무릅쓰고, 정들고 소중한 물건들을 흔쾌히 기증해 주신 형제자매님께 감사드립니다.
 
6월 29일 공생공빈밀알협동조합 창립과 함께 ‘쓰고 버리는 시대를 생각하는 모임’에서는 천 원에서부터 오천 원 미만의 벼룩시장을 운영합니다.
 
형제자매님들의 많은 참여와 아나바다 실천의 장이 기쁘게 이루어지도록 함께 기도해 주세요.
 
 
+생명의 주인이신 하느님.
저희와 온 세상에 자비를 베푸소서.
+생명의 주인이신 하느님.
저희가 생명의 복음을 선포하게 하소서.
+생명의 주인이신 하느님.
저희가 생명의 문화를 건설하게 하소서.
 
 
글 / 조미선 실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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