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마성당 2021. 8월 영적 도서: 「인간에의 연민」
현대 문명과 공해 문제에 대한 신학적 고찰과 비판 및 방향 제시
지은이 : 전헌호
전헌호(실베스텔) 신부는 서울 가톨릭대학교를 졸업했고, 오스트리아의 Wien대학교에 유학하여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985년 7월 5일에 서품을 받았다. 대구의 하양성당, 진량성당, 성바울로성당 주임신부로 근무했고, 가톨릭신학회 회장으로서 한국가톨릭신학의 발전을 위해 노력했으며,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학장, 신학대학원 원장, 가톨릭 사상연구소 소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인간과 영성연구소 소장으로서 연구와 강의를 하고 있다.
번역서로는 「교의와 교의신학」, 「넉넉함 가운데서의 삶」, 「코모호숫가에서 보낸 편지」, 「불완전한 인간과 힘」, 「다시 찾은 기쁨」, 「아래로부터의 영성」, 「다시 찾은 마음의 평안」, 「참 소중한 나」, 「사랑의 집」, 「교회 영성을 빛낸 수도회 창설자」, 「행복한 선물」, 「영적 삶의 샘」 외 다수가 있고 저서로는 「인간에의 연민」, 「자연환경, 인간 환경」, 「거룩한 갈망」, 「태양을 먹고 사는 아이들」, 「상대성 이론과 예수의 부활」, 「식물이 여행을 포기한 까닭은?」, 「내가 우주보다 더 위대하다고?」,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친구들」, 「인간, 그 전모」, 「원칙과 변칙 그리고 반칙」, 「가능성과 한계」 외 다수가 있다.
나눔의 글
각종 공해(공기 · 토양 · 해양 · 쓰레기 등)와 기상 이변으로 지구촌은 지금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우리의 미래는 정말 무엇에 달려 있는가?’ 자연과학 · 인문학 · 신학자인 전헌호 신부님은 이 물음과 관련하여 물질과 물질문화에 대한 기존의 사고방식을 재고찰해 나가며, 현대 문명과 공해 문제에 대한 신학적 고찰과 비판 및 방향을 제시하고, 우리는 앞으로 어디로 가야 미래의 삶이 보장될 것인지, 진정한 삶을 살아가도록 인도해 주는 진실과 자신을 발견하도록 개개인을 안내해 줍니다. ‘인간에의 연민’ 논문의 핵심내용을 정리하여 나눔의 글에 올립니다.
서 문
약 20년 전 고등학교를 다닐 때 우리를 가르쳤던 선생님들, 그중에서도 특히 물리, 화학 등 자연계 선생님들께서는 현대 문명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의견들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우리들에게 과학 문명의 발전은 우리를 모든 미신과 불행으로부터 해방시켜 주고 있고, 아직도 극복되지 않은 부분들은 과학 문명이 좀더 발전되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언젠가 극복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모든 사람들이 만족스럽고 행복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으로 가르쳤다. ……
그 이후 1975년에 ‘로마 클럽의 보고서’를 읽고 난 뒤, 과학 문명의 발전이 일반 사람들이 당시까지 생각하고 기대해 왔던 것과 일치되어 가고 있지만은 않고 있고 이 문제에 대해 재고찰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하지만 한국 내에서 또 국제적으로 과학 문명에 거는 기대는 여전히 대단한 기대여서 이로 인해 발생되는 다른 문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고찰 없이 계속 공장을 짓고 산업화를 지속해 나왔다. 심지어 당시 통치의 최고 책임에 있던 자는 “전국 공장 굴뚝에서 연기가 끊임없이 솟아올라야 조국의 미래가 있다”고까지 했다.
그렇게 치달아 오면서 배고픈 것은 줄어들었다고 할 수 있지만 우리들이 더 행복한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고는 아직도 여전히 말할 수 없는 상태이다. 오히려 우리는 여기저기서 우리들 삶의 질이 저하되었다는 평가들을 듣고 있고 스스로도 느끼고 있다. ……아마도 몇 년 전만 해도 이런 문제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요 다소는 감상적인 사고의 발달로 여기기까지 했었겠지만, 소련의 원자력 발전소 체르노빌 사건을 체험한 이후 현대 과학 문명과 문화의 문제가 상당히 심각하게 전개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도 1990년 1월 1일 평화의 날을 기해 발표한 문서에서 이 문제가 날로 심각하게 축적되어졌고 이대로 나가면 인류의 생존 문제까지 의문시됨을 강하게 언급하고 있다.
실로 오늘날엔 “회개metamoia와 삶의 양식을 재고찰”하기 위한 교육이 심각하게 필요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인류의 이 문제에 대한 반응이 늦으면 늦어질수록 그만큼 상황은 점점 더 나빠지고 심각해져 갈 것이다. 이 책에서 시도하고 있는 것은 우리의 현 상황에 대해 분명히 의식하고, 물질과 그 문화에 대한 생각과 삶의 형태를 재고찰하자는 것이다.
로마노 과르디니의 제의들은 현 문제들을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들에 자극과 힘을 줄 수 있을 것이고 새로운 삶의 양태를 찾는 길에 도움이 될 것이다. 여러 자연과학자들과 신학자들이 이 문제의 극복을 위해 여러 가지 노력들을 이미 해오고 있고 1부에서 이들의 의견들을 일부 소개하고 있다. 뮌헨 대학에서 칼 라너의 선임자였던 로마노 과르디니는 이 문제가 오늘날과 같이 심각해지기 전에 이미 예언자적 안목으로 많이 언급을 했었다. 2부에서 그의 생각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제 1 부 >
인류의 현 상황 고찰과
문제 극복을 위한
제언들
1
도 입
인류의 역사가 현재까지 진행되어 오는 과정에서 세상이 멸망할 것이라는 주장들은 많이 있었다. 특히 역사적인 큰 변화의 시기에 세상 종말에 대한 주장은 백성들을 사로잡는 위협적인 존재가 되었다. 전쟁이나 자연재해, 병, 굶주림, 이외의 여러 가지 일들로 시달려 고통과 공포 속에 놓이게 될 때 인류는 그때마다 세상 종말에 대한 생각을 해 오곤 했었다.
이러한 변동과 어려움의 시기에는 또한 바로 앞에 다가온 세상 종말의 날짜까지 그때마다 언급하는 소위 예언자들과 사이비 종파들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러한 우주적 재해를 예시하는 모든 표현들은 어떤 새로운 결단을 종용하는 회화적인 옷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인류 역사를 전체적인 한 눈으로 고찰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시도들은 다른 관점으로 방향을 제시해 보고 있다. 아놀드 토인비는 여러 민족들 각각의 발전은 하나의 공통된 기점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역사적 발전에는 하나의 시작과 하나의 목표가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 떼이야르 드 샤르댕의 인류 진화론은 우리에게 시사해 주는 바가 제법 크다고 간주할 수 있겠다.
인간의 수와 상호간의 관계의 증가로 인해, 또 서로 공통된 힘에 대한 의식의 깨우침과 상호 공통된 존재자로서의 두려움들로 인해 미래의 인간들은 틀림없이 하나의 공통된 의식을 갖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인간들이 그들의 모아진 정신적 힘과 측량 불가능한 무한한 우주 그리고 그들이 좁은 감옥에 사로잡혀 있음을 인지하게 될 때 이 의식은 성숙하여 완성될 것이다.
샤르댕은 이 우주적 의식이 완전히 성숙하기까지 수천 년, 수십 만 년의 기간을 잡고 있으며 인류는 지금 초보 단계에 있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런 이 우주적 의식 역시 하나의 한계를 갖고 있다. 그는 계속해서 말하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