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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품은 결국 우리 아이 몸속에 쌓인다

관리자 0 687 2021.04.28 19:43

 

[발언대]일회용품은 결국 우리 아이 몸속에 쌓인다

임병운 춘천시 자원순환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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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4-28 (수)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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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인류 종말이라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우리 춘천은 글자 그대로 '봄'의 도시다. 호수와 함께 어우러진 청정한 자연 풍광은 전국적으로도 이름나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봄'이 짧아지고 있다. 우리가 삶을 더 편안하고 풍족하게 하기 위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메탄가스 등이 '봄'을 갉아먹고 있다.

태평양에는 우리나라 영토 16배 크기의 쓰레기 섬이 떠다닌다고 한다. 배 속 가득 쓰레기를 담은 채 죽은 고래나 앨버트로스를 보는 것은 흔한 일이 됐다. 우리 가까운 바다에서 잡히는 물고기의 35%는 배 속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다. 그리고 그 미세플라스틱은 그 생선을 먹는 우리 아이의 몸속에 축적된다.

우리 지역 문인 이외수 작가는 2006년 출간한 '글쓰기의 공중부양'이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빙하기 때도 세균들은 공룡이 생명계의 균형을 깨뜨리는 원흉임을 간파해 버렸다. 다른 생명체가 3년 동안 먹을 것을 공룡은 3초 동안에 먹어치워 버리는 것이다. … 저놈들을 제거해 버리자고 세균들은 결정했을 것이다 … 그래서 나는 인간들도 세균들에게 나쁜 놈으로 지목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 글에서 공룡을 인간으로, 바이러스를 코로나로 바꿔보자. 놀랍도록 일치한다. 선생의 통찰을 사람들이 깨달았으면 한다. 인간은 이미 최악의 포식자며, 지구의 파괴자다.

우리 춘천시에서는 2019년 7월부터 '1회용품 없는 청사'를 선언하고, 전 직원이 평생 몸에 박혀 있는 1회용품 사용 습관을 고치려 노력하고 있다. 구내 카페에 가는 직원들의 손에 텀블러가 들어있는 모습은 자연스럽다. 물론 불편하다. 주변 상인들의 매출이 떨어질 것도 우려된다. 하지만 우리가 누리는 편리함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담보로 한 사치다. 수도권 매립장 확보 문제가 강원도나 춘천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그 변화를 위해 춘천시는 하나하나 고쳐 가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이제라도 다소 불편해지기를 우리 모두에게 권하고 싶다. 한 손엔 휴대폰을, 한 손에 텀블러를 들고 외출하자. 물수건을 손수건으로 바꿔 쓰자. 그리고 당당하게 외쳐 보자. “나는 1회용품 사용을 거부한다”고. 강제는 자율을 넘어설 수 없다!

2021-4-28 (수)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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